“탐욕에 빠진 김병준 노무현 입에 올리지 마라”vs“노무현 정신 왜곡하지 마라”…날 세우는 노무현의 사람들

입력 2018-07-17 15:10 수정 2018-07-17 15:11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돌아온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날을 세우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장으로 근무했던 전 의원이 김 비대위원장을 공격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노무현 키즈’와 ‘참여정부 책사’가 서로 다른 진영에 서서 대립하는 셈이 됐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니 당신의 탐욕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총리 제의도 수락하고 비대위원장도 맡을 수 있다”면서 “다만 노 대통령님을 입에 올리지는 말라”고 경고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이날 한국당 전국위원회에서 혁신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 노무현 정신이다”라고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선공에 나선 것은 전 의원 쪽이었다. 전 의원은 전날인 1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함께 일했던 사람으로서 김 교수를 잘 안다”며 “출세를 위해 노 대통령을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 실장을 맡으며 참여정부의 정책 혁신일 주도해온 분”이라 강조하며 김 비대위원장의 인선 배경을 밝힌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정신을 왜곡하고 있다”며 전 의원의 발언을 일축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어 “문재인 정권과 대척점에 서있다 하지 말고 좋은 경쟁 관계라고 불러 달라”며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출신으로 한때 같은 진영이었던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심우삼 기자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