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 남 34.6인치, 여 31.9인치 ‘마지노선 지켜라’

입력 2018-07-17 14:30 수정 2018-07-17 15:49

남성의 허리둘레가 88cm(34.6인치), 여성은 81cm(31.9인치)를 넘으면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관련 질병 위험을 막기 위한 허리둘레 마지노선이 남성은 34.6, 여성은 31.9인치라는 얘기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오승원 교수팀은 2007~2015년 복부 CT 검사를 한 성인 3만6783명의 내장 지방 단면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인에 특화된 내장 지방 면적 기준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제시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혈증, 저고밀도콜레스테롤(HDL)혈증 등 4가지 대사 질환 중 두 가지 항목 이상의 위험이 커지는 내장지방 기준치를 조사했다.
4가지 대사 질환은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에 해당하며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연구결과 대사 질환 위험도가 높아지는 한국인 내장지방 기준치는 남성 134.6㎠, 여성 91.1㎠였다. 허리둘레 수치로 보면 남자 88㎝, 여자 81㎝가 적정 기준치였다.

그동안 아시아인에 통용되는 내장지방 면적 기준치는 없었다.

내장 지방은 비만 때문에 생기는 다양한 건강 위협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인에게 특화된 내장지방 기준치는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었다.

내장 지방을 정확히 측정하려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검사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연구 규모가 작아 일반화하기 어려웠다. 간단하게 허리둘레를 측정하거나 체지방 분석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는 간접적인 측정법으로 오차가 크다.

오 교수는 “대규모 한국인 데이터로 적절한 내장지방 기준을 확인한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면서 “기존에 흔히 쓰이던 내장 지방 기준은 남성 100㎠, 여성 70㎠였으나 이번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기준이 지나치게 낮았던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아시아인인 일본 역시 과거 내장지방 수치 100㎠를 대사질환 위험 기준으로 사용했으나 2008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 우리 연구와 유사한 남성 132.6㎠, 여성 91.5㎠가 적절한 기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