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北, 석탄 수출 세탁에 한국 이용…대북 제재 위반”

입력 2018-07-17 09:52 수정 2018-07-17 20:26
중국 소유 카이샹호가 지난해 8월31일 북한 항구에서 석탄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 이 선박은 9월 18일 베트남 항구 근처 해상에서 다른 선박에 북한산 석탄을 환적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유엔이 이 사진을 제출하고 해당 선박의 블랙리스트 지정을 요구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WSJ 홈페이지/뉴시스

한국이 ‘북한산 석탄 세탁’에 이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두 차례 한국에서 환적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최근 공개한 연례 보고서 수정본에 따르면 북한 석탄이 지난해 10월 2일과 11일 각각 인천과 포항에서 옮겨 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산 석탄은 러시아 극동 사할린 남부의 홀름스크 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선박인 릉라2호와 을지봉6호, 은봉2호는 지난해 7~9월 총 6차례 북한 원산과 청진 항에서 석탄을 싣고 러시아 홀름스크 항으로 이동했다. 또 홀름스크 항에 들어온 석탄은 파나마 선적인 스카이엔젤호와 시에라리온 선적의 리치글로리호 등에 옮겨 실려 제 3국으로 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해 10월 2일 스카이엔젤호에 실린 북한산 석탄이 인천에 도착했다. 이어 11일 리치글로리호가 북한산 석탄 총 5000t을 싣고 포항에 정박했다. 포항에 도착한 석탄은 t당 금액이 65달러로 총액은 32만5000달러에 달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8월 채택한 결의 2371호를 통해 석탄을 포함한 북한산 광물에 대한 전면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에 유입된 것은 물론 한국에 들어와 환적된 것 역시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에 속한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VOA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진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