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고 출신들이 지난 13일 발표된 하반기 검사 인사 결과 대검찰청에 새로 6명이 배치되는 등 약진했다. ‘순고(순천고) 전성시대’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대검찰청에서 근무할 예정인 순천고 출신은 송규종(49·사법연수원 26기) 공안기획관을 필두로 신성식(53·27기) 특별감찰단장, 김웅(48·29기)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 김종근(45·29기) 감찰1과장, 김종오(49·30기) 수사정보1담당관, 전준철(46·31기) 검찰연구관 6명이다. 대검 간부 중 순천고 출신이 가장 많아지는 것이다. 2016년부터 근무 중인 박혁수(44·32기) 검찰연구관을 포함하면 모두 합쳐 7명이다. 김웅 단장, 김종근 과장, 김종오 담당관은 대검 근무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에도 박찬호(52·26기) 2차장과 이정훈(48·29기) 공판1부장 등 순천고 출신 2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법무부에서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검찰과장에도 순천고 출신인 신자용(46·28기)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임명됐다. 검찰 관계자는 16일 “순천고 출신이 많기는 한데 특별히 의도한 것은 아니다”며 “30기 전후로 순천고 출신 검사 수가 다른 고교에 비해 애초에 많다”고 말했다.
순천고는 전남 최고 명문 고교로 평가된다. 평준화 도입 전인 2004년까지 전남 전역의 수재들이 순천고로 ‘유학’을 갔다. 법조인 배출 순위도 다른 호남 지역 명문인 전주고, 광주제일고에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평준화 도입 시기도 이들 두 학교보다 늦어 지역 명문고 명맥을 상대적으로 오래 유지했다.
다만 그간 ‘검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검사장 자리에 오른 순천고 출신은 2명뿐이었다. 2015년 2월 부산고검 차장으로 승진한 김회재(56·20기) 전 의정부지검장이 첫 번째, 2017년 7월 문재인정부 첫 검사장 인사에서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승진한 송삼현(56·23기) 제주지검장이 두 번째다. 10명이 넘는 검사장을 배출한 전주고, 광주제일고에 비교해 턱없이 적은 수다.
순천고 출신의 약진은 ‘지역 명문’과 ‘정부 기조’가 합쳐진 결과라는 평가다. 문재인정부 들어 호남 출신들이 법무부 장·차관, 검찰총장으로 기용됐다. 문 대통령의 ‘주류 교체론’이 검찰에도 구현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 검찰 인사는 “서울중앙지검·대검·법무부를 거친 순천고 출신 부장급 인사들이 다음 인사 때도 요직에 배치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