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경기도 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 촬영이 16일 진행됐다. 올해는 인기를 증명하듯 촬영현장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웬만한 시사만평보다 낫다”던 의정부고 졸업사진이었지만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전검열 탓에 풍자적 요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충분한 웃음과 재미를 줬다는 평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자체 방송 프로그램 ‘레알 스쿨’ 유튜브 계정에서 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 과정을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역시나 감탄사를 불러모으는 다양한 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 ‘다크나이트’ 조커와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의 호그라이더가 등장했고, Mnet ‘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의 트레이드 마크인 꿀벌 옷을 입은 학생도 있었다. 애니메이션 ‘드레곤볼’의 프리저, 스켈레톤 선수 윤성빈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룹 ‘마마무’의 멤버 화사가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해 보여준 곱창 먹방을 패러디한 학생도 있었다. 네일아트부터 헤어스타일, 곱창을 먹는 포즈까지 완벽하게 재연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문회에 출석해 연신 립밤을 바르던 모습을 따라한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이 서로의 분장을 진지하게 도와주는 장면 역시 웃음을 자아냈다.
의정부고 졸업사진이 세간의 관심을 모은 것은 약 10년 전부터다. 2009년부터 시작된 이들의 독특한 졸업사진에는 정치 풍자는 물론 각계 유명인사와 연예인, 인기를 모은 캐릭터까지 담겼다. 어느 순간부터는 ‘의정부고 졸업사진에 등장하지 않으면 화젯거리 아니다’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다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치적·사회적 이슈를 담은 분장과 연출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전에는 대통령,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을 패러디하며 풍자의 의미를 담았었지만 교육청에서 이를 제지했다. 일부 교사가 경찰 조사를 받거나 학교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해프닝을 막기 위해서였다. 학교 측은 지난해 학생들로부터 촬영 콘셉트를 미리 제출 받아 논란이 예상되는 아이템을 제외했다.
사진=유튜브 ‘레알스쿨’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