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랜드마크 울산대교, 투신장소로 인기(?) 오명

입력 2018-07-16 14:00 수정 2018-07-16 14:01
울산대교에서 올해에만 5번째 투신 사망자가 발생했다.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6일 새벽 1시 39분쯤 이모(39)씨가 울산대교 남구에서 동구방향 11참조점 부근에서 바다로 뛰어내렸다.

해경은 오전 2시 31분쯤 울산대교 남쪽 200m지점 해상에서 의식이 없는 이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해경은 이씨의 가족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울산대교에서는 2015년 6월 1일 개통 이후 총 7건의 투신 자살이 발생했다.
개통 이듬해인 2016년과 2017년 각각 1건 발생했으나 지난 4월 10일을 시작으로 3개월여 만에 5건이나 발생했다.

울산대교는 울산시 남구 매암동과 동구 화정동을 잇는 길이 1800m의 현수교다.

올해 들어 잇따른 투신사건은 관리업체인 하버브릿지사와 울산시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울산대교 상부 지점 폐쇄회로(CC)TV 감시를 강화하는 등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투신을 막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게 하버브릿지사와 울산시의 입장이다.

대교 개통 전 하버브릿지사는 주탑과 현수교 상판에서 교량을 실시간으로 비추는 CCTV 4대와 현수교 양쪽 하부에 바다에 뛰어든 투신자가 있는지 24시간 확인하는 CCTV 2대, 영상을 보며 투신 시도자에게 경고 방송을 할 수 있는 스피커 80대 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차를 타고 대교 위로 이동해 갑작스럽게 뛰어내리면서 이를 막기 위한 대책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대교 건립 당시 난간을 높게 설치해 투신 시도자가 바다로 뛰어내릴 수 없게끔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난간을 높이면 교량이 바람의 하중을 많이 받아 구조적인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무산됐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