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이상 ‘잠꾸러기 여성’, 뇌졸중 위험 3배 높다

입력 2018-07-16 11:03 수정 2018-07-16 21:51

9시간 넘게 많이 자는 여성은 정상적인 7~8시간 수면을 취하는 여성에 비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민영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 오픈(BMJ Open)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의 5∙6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4년) 원시자료를 토대로 자가 설문지를 통해 뇌졸중의 진단 여부와 수면 시간에 응답한 1만7601명 자료를 수집했다. 대상자 집단은 하루 평균 6시간 이하 7369명(42%), 7~8시간 8918명(51%), 9시간 이상 1314명(7%) 그룹으로 분류했다.
각 그룹은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질병력, 생활습관, 정신건강 요인을 혼란 변수로 설정해 뇌졸중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9시간 이상 수면하는 그룹이 7~8시간 수면하는 그룹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뇌졸중 오즈비(OR) 값을 보였다. 오즈비 값이란 집단간 비교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그 정도를 검증하는 데 사용한다.

연구팀이 남녀를 구분해 분석했더니 여성에게서 수면 시간에 따른 뇌졸중 유병률의 변화가 더 눈에 띄게 드러났다.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생활습관 요소를 조정해 7~8시간 수면하는 여성 그룹보다 9시간 이상 수면하는 여성 그룹은 약 3배 높은 뇌졸중 유병률을 보였다(OR=2.939).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생활습관, 질병력, 정신건강 요인을 조정한 그룹에서는 9시간 이상 수면하는 여성 그룹이 약 2.3배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OR=2.296).
반면 남성의 경우 모든 혼란변수를 조정하였음에도 수면시간에 따른 유의미한 뇌졸중 상대위험도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정서적 취약성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수면 시간에 따른 뇌졸중 유병률을 보이는 여성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정서적 취약성을 가진다. 난소 호르몬이 시상하부-뇌하수체 부신축에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 반응 조정이 제대로 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수면 장애를 유발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해 과도한 수면으로 이어져 뇌졸중 유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존 연구에서 과도한 긴 수면 시간이 정상 수면군보다 뇌졸중 위험이 50% 높다는 결과도 밝혀진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김민영 한의사는 “향후 뇌졸중에 더 취약한 중년층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질, 관련 질환 등 종합적인 수면 상태와 생활적 요소가 뇌졸중과 가지는 연관성을 파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