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고등학교의 이번 연도 졸업사진 촬영 현장이 16일 경기도교육청의 자체 방송 프로그램인 ‘레알 스쿨’을 통해 공개됐다. 의정부고는 매해 영화·드라마 캐릭터나 연예인 등 유명 인사를 익살스럽게 패러디해 화제가 됐다.
1부 방송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약 19분 동안 이어졌다. 진행은 전문 MC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누리군이 맡았다. 학생회장 김예성군은 “의정부고가 독특한 졸업사진으로 주목을 받게 된 건 2009년부터”라며 “기존 졸업사진 문화를 크게 바꾼 점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예성군은 “사진에 트렌드를 반영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이 촬영일에 임박해서 준비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자유로웠던 과거와 달리 문제가 됐던 부분이 있어서 지난주 목요일 학생회 학급회의를 통해 콘셉트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고는 지난해 처음으로 정치 풍자 사진을 금지했다. 학생들이 구설에 올랐던 정치인을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패러디해 많은 네티즌의 사랑을 받았지만, 일부 교사가 경찰 조사를 받거나 학교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일이 한때 벌어졌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결국 지난해 학생들로부터 촬영 콘셉트를 미리 제출받아 논란이 예상되는 아이템을 제외했다.
이번 생중계에 등장한 것은 3학년 학급 중 2개 반이다. 학생들은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엘 디아블로, 영화 ‘그것’의 피에로,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 캐릭터인 호그라이더, Mnet ‘고등래퍼2’의 우승자 김하온 등을 분장으로 재현해냈다.
호그라이더 분장을 한 학생은 “(망치 소품을 만들기 위해) 이틀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피에로를 흉내 낸 학생은 “며칠 전부터 돌아다니며 의상을 구입하고 수작업으로 수선했다”며 “오늘 새벽 6시부터 일어나 분장했다”고 전했다.
2부 방송은 오전 11시부터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방송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경기도교육청’ 계정에서 볼 수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