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팀의 골잡이가 끝내 골을 넣지 못했다.
프랑스의 스트라이커 올리비에 지루는 16일(한국시간)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84분간 뛰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지루는 지난 7경기 중 6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며 546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결국 무득점으로 물러났다. 유효 슈팅과 도움도 각각 1개만을 기록했다.
늘 그래왔듯, 결승전에서도 지루는 여전히 헌신적이었다. 193cm의 체격으로 몸싸움을 하며 크로아티아의 수비를 끊임없이 압박했고,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능숙하게 펼쳤다. 2선에 위치한 킬리안 음바페나 앙투안 그리즈만이 득점 기회를 잡았던 것도 지루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끝내 골잡이로서의 역할은 수행하지 못했다. 골을 넣지 못한다는 여론과 언론의 압박을 느낀 것인지 기회를 놓칠 때마다 유난히 아쉬워하는 지루의 모습이 카메라에 종종 잡혔다.
지루의 기록은 20년 전 프랑스의 공격수 스테판 기바르쉬와 겹친다. 기바르쉬는 자국에서 열린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원톱 스트라이커로 그라운드를 뛰었지만 골 기회를 번번이 놓치며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 때문에 팬들의 많은 질타와 조롱을 받았다.
다만 지루의 경우는 기바르쉬와 다르다. 팬들로부터 받는 비난도 크지 않고, 디디에 데샹 감독의 절대적 신임을 얻고 있다. 데샹 감독은 지루를 왜 기용하느냐는 언론의 물음에 “지루는 우리 팀에 정말 필요한 선수다. 그는 어려운 임무를 맡겨도 불평 없이 수행한다”고 답했다.
기바르쉬는 최근 영국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놓친 건 골밖에 없다. 잃어버린 득점 기회에 대해 후회할 수 있지만, 그러나 그게 축구다”라며 프랑스월드컵을 담담하게 기억했다. 지루에게 러시아월드컵은 어떻게 기억될까.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