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3월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 사건 등으로 일본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옴 진리교 사형수들의 마지막 발언이 14일 공개됐다.
도쿄신문은 14일 옴진리교 테러 주범인 이노우에 요시히로(井上嘉浩)가 사형집행 전 사형집행관에게 “이렇게 될 줄 몰랐다”는 말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 고맙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전해주세요”라고 부탁했다고 전해졌다.
이노우에는 고교생 시절 옴진리교의 전신에 해당하는 단체에 들어간 뒤 도쿄 지하철역 테러사건 등을 일으켰다. 사형집행 사실을 알기 전에는 자신의 지원자들을 향해 “살아서 속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교단 간부 출신으로 사형을 당한 나카가와 도모마사(中川智正)는 사형 직전 “피해자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내가 한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내가 한 일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나카가와는 김정남 살해사건 때 VX(맹독성 신경작용제)에 의한 살인임을 알아맞혔고 지난달에는 이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6일 일본 정부는 옴진리교 테러와 연루돼 사형 판결이 내려진 13명 가운데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본명 마쓰모토 지즈오(松本智津夫))와 이노우에 등 사건 가담자 6명 등 총 7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교주였던 아사하라는 사형집행 전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집행관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20대 때부터 신흥 종교단체에서 활동했던 아사하라는 1986년 옴 진리교를 창시했다. 옴 진리교는 1995년 3월 20일 도쿄 도심의 지하철역에서 출근길 승객들에게 사린가스를 뿌려 일본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당시 13명이 숨졌으며 부상자는 약 6000명에 이른다.
옴 진리교 테러 사건으로 192명이 기소되고 13명의 사형이 확정됐는데 형이 집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형판결이 내려진 13명 중 나머지 6명의 사형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