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 자리 지킬까…유가 상승에 산유국들 ‘증산 경쟁’

입력 2018-07-15 07:00
사진 = 뉴시스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면서 내년에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기존 산유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P통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분석을 인용하며 2019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1180만 배럴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도했다. 1배럴은 약 159리터에 해당한다. 올해 미국 산유량은 하루 1000만 배럴을 넘어섰다. 린다 카푸아노 EIA 청장은 “이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IA의 지난해 5월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하루에 생산하는 원유는 총 9264만9000배럴이다. 이 중 미국은 1305만7000배럴을 하루에 생산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위와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각각 하루에 1195만1000배럴과 1125만7000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은 20세기 중반까지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했지만 1985년 이후 환경보호와 국가안보 등의 이유를 들어 신규 유전 개발을 억제했다. 1985년 하루에 900만 배럴 가량을 생산하던 미국은 2007년경 600만 배럴에 못 미치는 산유량을 기록하다가 2010년 이후 ‘셰일오일(퇴적암에 포함된 천연가스·석유를 추출하는 기술)혁명’으로 원유 생산량이 다시 급등했다. 최근 이란 제재 등으로 유가가 강세를 띠자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첨단 시추 기술을 앞세워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추세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산유국들 역시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려왔다.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계속해서 최대 산유국 자리를 지키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속해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이 지난달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한 뒤 원유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내 석유 생산지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송할 송유관이 부족해 단시간 내 석유 생산량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13일 오후 현재 원유 1배럴당 가격은 70.355달러에 머물고 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