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 순천시장, ‘대자보사건’ 범인은 최측근과 6촌 동생..검찰 수사

입력 2018-07-11 16:48 수정 2018-07-12 15:53
허석 전남 순천시장<사진=순천시 제공>

허석 순천시장이 모르쇠로 일관해온 ‘대자보사건’과 ‘가짜마약커피사건’에 대해 직접 나서 해명이나 진실을 이야기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허 시장의 6촌 동생이 저지른 ‘대자보사건’에 허 시장의 최측근인 정모(52)씨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데 이어 4년 전 일어난 ‘가짜마약사건’에 대한 경찰의 재조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가짜마약커피사건’으로 허 시장의 선대본부장 등 측근 3명이 구속됐던 사건이 ‘대자보 사건’의 ‘데자뷔’로 재현됨에 따라 허 시장의 도덕적 책임이 불가피해 보인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11일 순천시장 경선 과정에서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을 적은 대자보를 도심 곳곳에 붙인 정씨 등 4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허 시장의 6촌 동생인 허모씨, 친구 동생인 김모씨, 순천대 총학회장 출신 장모씨 등과 함께 민주당 순천시장 경선을 4일 앞둔 지난 4월 20일 순천대 앞 시내버스정류장 등 5곳에 조충훈 전 순천시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적은 대자보를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과거 허 시장이 운영한 ‘순천시민의 신문’ 편집국장 출신으로 경선 기간에 허 시장의 대변인을 역임했었다.

정씨는 선거기간 도중 ‘대자보사건’이 일어난 뒤 공교롭게도 돌연 대변인직을 사퇴하고 캠프에도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 의문점을 남겼었다.

허 시장은 당선 후 순천시 인수위원회에 ‘대자보사건’의 범법자인 정씨와 김씨 등 2명을 포함시키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지역정가에서는 허 시장이 자신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측근들에 대한 배려로 정씨와 김씨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인수위에 포함시켰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허석 순천시장의 6촌 동생과 최측근 정모(52)씨 등 4명이 더불어민주당 순천시장 경선을 4일 앞둔 지난 4월 20일 순천대 앞 시내버스정류장 등 5곳에 조충훈 전 순천시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적은 대자보. 국민일보DB.

시민 정모(46)씨는 “허 시장이 자신의 동생과 최측근이 저지른 ‘대자보사건’과 ‘가짜마약커피사건’에 대해 알지도, 보고받지도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사법기관의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가짜마약커피사건’은 4년 전 순천시장 선거에 나선 허석 후보의 선거대책본부가 선거를 이틀 앞두고 조충훈 후보가 마약성분이 섞인 사향 커피를 상시 복용한다는 허위사실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판을 흔든 사건이다.

순천경찰은 현재 허석 시장의 ‘가짜마약커피사건’ 기획 의혹과 허 시장이 운영했던 ‘순천시민의 신문’ 보조금 유용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