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 순천시장이 모르쇠로 일관해온 ‘대자보사건’과 ‘가짜마약커피사건’에 대해 직접 나서 해명이나 진실을 이야기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허 시장의 6촌 동생이 저지른 ‘대자보사건’에 허 시장의 최측근인 정모(52)씨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데 이어 4년 전 일어난 ‘가짜마약사건’에 대한 경찰의 재조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가짜마약커피사건’으로 허 시장의 선대본부장 등 측근 3명이 구속됐던 사건이 ‘대자보 사건’의 ‘데자뷔’로 재현됨에 따라 허 시장의 도덕적 책임이 불가피해 보인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은 11일 순천시장 경선 과정에서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을 적은 대자보를 도심 곳곳에 붙인 정씨 등 4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허 시장의 6촌 동생인 허모씨, 친구 동생인 김모씨, 순천대 총학회장 출신 장모씨 등과 함께 민주당 순천시장 경선을 4일 앞둔 지난 4월 20일 순천대 앞 시내버스정류장 등 5곳에 조충훈 전 순천시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적은 대자보를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과거 허 시장이 운영한 ‘순천시민의 신문’ 편집국장 출신으로 경선 기간에 허 시장의 대변인을 역임했었다.
정씨는 선거기간 도중 ‘대자보사건’이 일어난 뒤 공교롭게도 돌연 대변인직을 사퇴하고 캠프에도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 의문점을 남겼었다.
허 시장은 당선 후 순천시 인수위원회에 ‘대자보사건’의 범법자인 정씨와 김씨 등 2명을 포함시키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지역정가에서는 허 시장이 자신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측근들에 대한 배려로 정씨와 김씨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인수위에 포함시켰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시민 정모(46)씨는 “허 시장이 자신의 동생과 최측근이 저지른 ‘대자보사건’과 ‘가짜마약커피사건’에 대해 알지도, 보고받지도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사법기관의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가짜마약커피사건’은 4년 전 순천시장 선거에 나선 허석 후보의 선거대책본부가 선거를 이틀 앞두고 조충훈 후보가 마약성분이 섞인 사향 커피를 상시 복용한다는 허위사실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판을 흔든 사건이다.
순천경찰은 현재 허석 시장의 ‘가짜마약커피사건’ 기획 의혹과 허 시장이 운영했던 ‘순천시민의 신문’ 보조금 유용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