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해당 언론사의 명예를 실추한 혐의로 기소된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변희재(44)씨가 첫 재판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판사 박주영) 심리로 열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1차 공판에서 변씨는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씨는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25쪽 분량의 저서 ‘손석희의 저주’와 미디어워치 기사 등을 통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과 태블릿PC 보도를 한 기자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저서 등에서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후 최씨가 사용한 것처럼 파일을 조작해 보도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넥타이가 없는 정장 차림으로 이날 법정에 출석한 변씨는 자신의 태블릿PC 조작 의혹이 “합리적인 의혹 제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JTBC가 다수의 허위 보도를 했다”며 “JTBC는 태블릿PC를 입수한 후 오직 최씨가 찍혀 있는 사진 2장만 가지고 실사용자를 특정했는데 이를 인정할 수 없다. 김 전 행정관과 공모 의혹도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블릿PC 속 메신저 대화방이 사라진 점 등이 JTBC 측이 태블릿PC를 입수한 후 (그것을) 건드렸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해 태블릿PC 조작설이 사실무근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한편 변씨가 선임했던 변호인 7명은 전날 모두 사임계를 제출했다. 그는 앞서 강용석 변호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변호했던 도태우 변호사 등 7명을 변호사로 선임했다. 변씨 측은 “변호인 교체 문제로 다 사임한 것”이라며 “오늘 내일 중으로 새 변호인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국선변호인 1명을 직권 선임했다.
이날 재판에는 보수 지지자 100여명이 법정 안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변씨가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고, 재판이 끝난 후 “변희재 파이팅” 등 응원 구호를 외치다 경위들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다음 기일은 27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