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대한 2000억 달러(약 223조 4000억원) 규모의 추가 관세 조치를 예고하고 중국이 반격을 다짐하면서 미·중 무역 분쟁이 마주 달리는 기차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중국산 희토류에 10% 추가 관세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발표한 200페이지 가량의 관세 리스트에는 중국산 희토류가 포함됐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부터 풍력 터빈과 군사 장비까지 거의 첨단 제조업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략 자원이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그동안 이 자원을 무기화했던 적이 적지 않다. 미국도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중국이 더 많은 양의 희토류를 수출하도록 압박을 가해 왔다. 미국이 수입하는 희토류 중 78%는 중국산이다.
미국이 중국산 희토류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은 자국 제조업에 미칠 타격을 감수하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중국산 코발트도 이번 관세 목록에 포함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발효했다. 이달 말에는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 수입품 목록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3차 조치를 시행하면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중국산 수입품은 약 2500억 달러 규모가 된다. 중국의 지난해 전체 대미 수출(5050억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미국은 중국이 보복을 지속할 경우 더 큰 규모의 4차 조치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필요한 반격 취할 것”
중국은 이날 오후 바로 반격을 예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미국의 과세 조치는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행보는 중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고, 자신도 해치고 있다”면서 “이런 이성을 잃은 행보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상무부는 또 “중국은 미국의 이런 행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국가의 핵심이익과 국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예전과 같이 반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가 함께 자유무역 규정과 다자무역주의 체계를 수호하며 무역패권주의에 공동으로 반격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미국의 일방주의 행보에 대해 즉각 WTO에 추가 제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미국의 ‘관세 폭탄’에 같은 규모, 같은 강도로 보복한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중국은 지난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발효했다. 미국과 같은 시기에 16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조치도 내놓을 계획이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