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벤지 포르노 피해자가 9일 스브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고통을 털어놨다. 리벤지 포르노는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할 악의로 유포된 성관계 사진·영상을 말한다. 얼굴 또는 신체 부위의 노출 사례가 많고 일일이 삭제도 어려워 영상 속 인물은 심각한 내상을 입는다.
피해 여성 A씨는 과거 교제하던 남자친구와 결별한 뒤 왜 자신의 연락을 무시하냐는 남성의 문자메시지에 시달렸다. 답장을 하지 않던 어느 날 “이거 너 아니야?”라고 묻는 지인의 연락을 받았다. 지인이 보낸 것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자신과 전 남자친구의 성관계 영상이었다.
A씨는 그 사이트 회원들 사이에서 ‘XX녀’로 불리고 있었다. 회원들은 A씨의 얼굴과 몸매를 평가하며 조롱하는 듯한 댓글을 남겼다. 그때부터 A씨는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유포된 자신의 영상을 찾고, 또 찾았다. 경찰에 신고하거나 삭제하기 위해서였다. A씨의 영상은 온라인에서 몇 백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은 영상은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고 한다.
A씨는 일상생활 속에서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혹시 저 사람이 내 영상을 보지 않았을까?’하는 공포였다. 너무 고통스러워 극단적 선택을 마음 먹은 적도 있었지만, 영상 속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유작’이라며 더 고가에 판매된다는 얘기를 우연히 듣고 차마 그러지 못했다.
A씨는 “나도 피해자가 되기 전까지 한 여성의 삶을 망가뜨릴 수 있는 영상을 가십거리로 돌려 본 경험이 있다. 그게 범죄인지 몰랐다”며 “피해자는 내가 보는 영상 때문에 자살을 결심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