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진리교 교주 사형집행 맑은 정신으로 했다”?…日 아베 정부 향한 불신 증폭

입력 2018-07-11 10:17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법무상(가운데). 뉴시스.

가미카와 요코 일본 법무상이 옴 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본명 마쓰모토 지즈오)의 사형집행과 관련해 “사형은 매우 무거운 형벌인만큼 한 점의 흐트림도 없이 맑은 정신으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가미카와 법무상은 이날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신중에 신중을 더해 검토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자민당 술자리로 인한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날은 옴진리교 사린가스 테러사건(1995) 이후 23년 만에 사형집행 하루 전이었다.

지난 5일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부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일본 자민당 술자리(사진=뉴시스)

해당 술자리는 도쿄 아카사카의 ‘중의원숙사’에서 약 1시간가량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副)장관 등 자민당 내 핵심인물들도 함께 했다. 이날 아베 총리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날은 서일본 지역의 폭우 예보로 40만명 넘는 주민에게 피난 권고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로 인해 위기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민당은 당내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매년 술자리를 마련하는데 아베는 이번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타이밍’이 문제였다.

아베 총리는 폭우로 인한 사망자 수가 50명이 넘은 8일에서야 장관회의를 비상재해 대책본부 회의로 격상하는 등 대책마련을 서둘렀다. 이를 두고 야당 측에서 아베 정부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폭우 피해가 커지자 여론을 의식한 야당은 정부의 재해대응에 적극협력하겠다며 ‘정치 휴전’을 선포했다.

또한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1~18일 예정된 유럽과 중동 방문을 취소했다. 이에 9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뒤늦게 ‘표 챙기기’ 수습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혜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