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전면전’ 양상…美, 中수입품에 추가 관세

입력 2018-07-11 10:09
AP뉴시스

미국과 중국의 관세 무역전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대중 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2000억 달러(약 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1·2위 경제 대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관세 부과는 2개월간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성명에서 “지난 1년간 트럼프 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중국에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고 시장을 개방해 진정한 시장경쟁에 임하라고 촉구해 왔다”며 “불행히도 중국은 태도를 바꾸지 않아 미국 경제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중국 상무부가 국무원 비준을 거쳐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무역대표부에 지시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에 맞서 보복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재보복 조치다. 이번 관세 부과는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에 중국 정부가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 그에 대해 또다시 보복한다는 미국 정부의 방침을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 천문학적인 금액의 대규모 관세 폭탄을 주고받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무역대표부에 지시했다. 중국 상무부가 국무원 비준을 거쳐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한데 따른 조치였다.

이후 미국 행정부는 지난 6일 자정을 기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818개 품목에 대해 1차로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중국도 같은 시각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545개 제품에 25%의 보복관세 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나흘 후인 10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중국은 규모와 질적 면에서 미국의 조치에 상응하는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이 1539억 달러이기 때문에 2000억 달러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 중국 단체관광객의 미국 여행 금지 등 지난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간 갈등 때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내린 것과 비슷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