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오는 되었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죽기 살기로 하겠습니다"
충청북도 진천에 소재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들이 고된 감내와 악에 겨운 고함 소리가 체육관을 가득 채운다. 아시안게임 개최가 정확히 38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월 18일부터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메달을 향한 값진 구슬땀이 체육관 바닥 곳곳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다.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 행사가 10일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렸다. 오늘 언론에 공개한 종목별 훈련은 양궁과 농구, 태권도, 펜싱 등이다.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양궁 선수단의 훈련 모습을 맨 먼저 공개했다. 세계 탑 클래스인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과 긍지에 차 있었다. 선수들 모두의 기량이 워낙 뛰어나기에 더욱 든든하다. 바람을 가르고 과녁판에 꽂히는 화살은 정중앙에 꽂힌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만큼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장혜진 선수는 “원팀이라는 구호처럼 하나로 똘똘 뭉쳐 준비했다”며 “하나된 마음으로 경기에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주목되는 경기가 있다면 바로 농구다. 정부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농구 남북 단일팀 구성을 합의했다. 다만 객관적인 평가를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은 우리 측에 비해 열세인 북측 선수들과 얼마만큼 손발을 맞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우리는 국제농구 연맹(FIBA) 세계 랭킹 16위, 북한은 56위다. 북한 여자 농구는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5위에 오른 이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적이 없다. 하지만 한국 여자 농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경력이 있기에 서로 단합만 잘 된다면 충분히 새로운 '우승 드라마'를 연출할 수도 있다. 승패를 떠나 남북의 하나 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
전광석화 같은 발차기가 바람을 가른다. 상대의 얼굴에 내려꽂히는 발차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 바로 우리나라의 효자 종목인 태권도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에 걸린 메달은 금메달 10개, 품새에 금메달 4개, 총 14개다. 하지만 세계에서 태권도 전력 평준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3연패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태권도 간판 스타 이대훈은 “1등이라 생각 안한다”며 “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개한 종목은 바로 '신사의 스포츠' 펜싱이다. 펜싱에서 주목할 선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상영 선수다. 지난해 8월 태극 마크를 반납했던 그는 지난해 10월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월드컵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슬럼프를 극복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상영 선수는 “리우올림픽 금메달 획득 후 심리적 부담으로 힘들었다”며 “메달을 따야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나의 경기를 하며 즐기겠다”고 말했다.
두 달여 남은 아시안게임. 그들이 흘린 구슬땀의 가치는 메달의 가치보다 높다. 게임의 승패를 떠나 감동과 웃음이 가득한 2018 아시안게임이 되었으면 한다. 진천=글·사진 윤성호 기자
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