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에서 절친으로? “LA에서 함께 뛰자” 스티븐슨에 전화 건 르브론

입력 2018-07-09 16:49
지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볼을 다투던 르브론 제임스(왼쪽)와 랜스 스티븐슨. AP뉴시스

미국프로농구(NBA)의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랜스 스티븐슨의 심한 수비와 신경전에 질린 나머지 “랜스는 더럽다(dirty)”고 언론에 토로한 적이 있다. 앙숙이던 둘은 각자의 소속팀을 떠나 묘하게도 LA 레이커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상황이다. 그런데 스티븐슨에게 LA로 와 함께 뛸 것을 제안한 당사자가 바로 제임스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같은 일은 스티븐슨의 전 소속팀인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케빈 프리처드 단장의 말을 통해 드러났다. 스포팅뉴스 등 다수 언론에 따르면 프리처드 단장은 지난 7일 언론 간담회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전화를 걸어 와 ‘당신을 원한다(I want you)’고 말할 경우, 그걸 거절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제임스가 스티븐슨을 ‘채용’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일부 언론은 “제임스는 그간 농구 지능이 높은 선수들과 경기하길 원했는데, 스티븐슨은 이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제임스는 분명히 스티븐슨의 어떠한 면에 감탄했을 것인데, 그건 아마 투쟁심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스티븐슨은 인디애나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맞붙었던 지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제임스를 전담 방어했다. 때로는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허슬 플레이로 볼을 빼앗았다.

제임스가 지난 시즌 중 스스로 말했듯 둘에게는 ‘역사’가 있다. 스티븐슨은 제임스가 마이애미 히트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부터 제임스의 신경을 긁는 선수였다. 화가 난 제임스가 스티븐슨을 밀치다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받기도 했다. 플레이가 멈춰진 때 둘이 나란히 서 있게 되자 스티븐슨이 제임스의 귀에 바람을 불어넣던 장면도 유명하다. 이때 제임스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실소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