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고립 17일째 태국 유소년 축구선수단…4명 생환 9명 구조 대기 중

입력 2018-07-09 15:56 수정 2018-07-09 16:19
태국 군인들이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선수단을 구출하기 위해 수도관을 연결하고 있다. 수도관이 연결되면 동굴에 범람한 물을 퍼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P/뉴시스

동굴에 갇힌 태국 유소년 축구선수단 구출작전이 계속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첫 구조 작업에서 4명이 구출됐다. 4명이 구조된 직후 폭우가 쏟아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9일 오후 다국적 잠수부 10여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은 산소 탱크를 충전하면서 대기 중이다.

9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 부근에 다국적 구조대 약 90명이 집결해 구조 작업에 투입됐다. 이들 중 40명은 태국인, 50명은 해외 전문가드롤 아려졌다. 지난 8일 구조된 4명은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누퐁 파오진다 태국 내무부 장관은 이날 “탐루엉 동굴에서 처음으로 구조된 4명 모두 몸 상태가 좋고 안정적이다. 다만 의학적으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선수단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달 23일 이 동굴 탐사에 나섰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입구에 물이 불어나면서 갇히게 됐다. 고립 17일째를 맞으면서 동굴 속 산소 농도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남은 이들 모두 무사히 버텨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누퐁 장관은 “당국자들이 2차 구조작업의 구체적인 방식 등을 논의하고 있다. 첫 구조에 투입됐던 잠수대원들이 2차 구조에도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구조 방식은 2인 1조로 생존자를 한 명씩 동굴 밖으로 꺼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수영과 잠수에 익숙하지 않은 소년들에게 위험한 방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굴을 빠져나오는 길이 좁고 시야도 탁해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구조 작업에 자신의 회사가 만들 소형 잠수함을 쓰자”고 제안했으나 9일 현재 잠수함이 투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소형 잠수함 운용 영상. 머스크 트위터 캡처

머스크는 지난 7이 구조 작업이 본격 시작될 무렵 소형 잠수함을 이용해 구조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스페이스X에서 제작한 로켓 팰컨에 들어가는 액체산소 전달용 튜브 부품으로 잠수함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잠수함 영상을 공개하고 잠수함을 태국으로 이송 중이라는 글도 올렸으나 사실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한편 태국의 한 언론은 구출된 4명 중 한 명이 축구팀 코치 엑까뽄 찬따웡(25)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태국 정부는 돌아온 4명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언론은 엑까뽄 코치가 아이들에게 물과 음식을 양보하면서 몸 상태가 가장 나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