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주 탐 루앙 동굴에 16일째 갇혀 있던 유소년 축구팀 ‘무 빠’(야생 멧돼지)에 소속된 13명 중 4명이 8일(이하 현지시간) 극적으로 구조됐다. 8일 오후 5시40분에 몽꼰 분삐암(14)군이 처음으로 동굴을 빠져나왔고, 같은 날 오후 9시까지 3명의 소년들이 추가로 구조됐다. 구조작전을 시작하기 직전 나롱삭 오소탕나콘 전 치앙라이 주지사가 “소년들은 강한 정신력과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밝힌 것처럼 소년들의 용기가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앞서 공개된 소년들이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어리지만 강한 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구조작업에 투입된 태국 해군 특수부대 잠수대원들은 동굴 안에 고립된 소년들로부터 편지를 받아 그들의 부모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편지 내용을 7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편지에서 한 소년은 “아빠 엄마 사랑해요. 제가 나가게 된다면 볶은 돼지고기를 파는 레스토랑에 데려가 줄 수 있나요?”라고 적었다. ‘믹’이라는 이름을 쓴 소년은 “걱정하지 마세요. 해군 부대 대원들이 우리를 잘 돌봐주고 있어요. 모두 보고 싶어요”라고 썼다. 자신을 ‘뷰’라고 밝힌 소년은 “2주 동안 집을 떠나있었지만 곧 돌아가서 엄마의 가게 일을 도와 드릴게요”라고 썼다.
자신을 ‘마크’라고 소개한 소년은 “엄마는 어떻게 지내시나요? 저는 괜찮아요. 선생님께도 말해주세요”라고 적었다. 이름을 ‘돔’이라고 쓴 소년은 “날씨가 조금 춥지만 괜찮아요. 돌아가면 제 생일파티하는 것 잊지 마세요”라며 안부를 전했다.
12명의 소년을 동굴로 데리고 들어갔던 축구팀 코치 엑까뽄 찬따웡(25)은 편지를 통해 소년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부모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모든 부모님께 아이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해드린다.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돌볼 것을 약속한다”라고 썼다. 이어 “그동안 지지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며 “부모님들께 사죄한다”고 끝맺었다. 한때 출가해 승려 신분이었던 그는 축구팀이 동굴 안에 고립되자 “왜 아이들을 동굴 안에 데려갔느냐”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