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도의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8일 오전 출국했다. 인도 국빈 방문을 위해 이날 출국한 문재인 대통령도 9일 예정된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첫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9일 열리는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8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인도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의 출장길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문장) 등이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준공식 참석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사실상 첫 공식 일정이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는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받고 풀려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이 부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총수로 오른 뒤 첫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은 6억5000만 달러(약 7270억원)가 투자된 인도 최대 휴대전화 공장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월 500만대 수준의 휴대폰 생산량이 2배로 늘어나고, 연간 최대 1억2000만대를 생산해 낼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인도는 베트남·중국과 함께 삼성전자 글로벌 3대 생산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인도 현지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최근 후발 중국 기업에 쫓기고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삼성그룹과 관련한 일정에 참석하는 것도 처음이다. 청와대는 경제적인 것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이번 만남이 삼성과 정부의 불편했던 관계를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와 정부가 기업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자주 소통하고 기업 애로를 청취해 해소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여러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은 하지 않았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곧장 출국장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