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m 높이의 거대한 타워를 세운다는 공약은 ‘혁신‧소통‧청렴’을 내세운 임기초반 강한 리더십과 맞물려 달궈지는 분위기다.
그는 “419m에는 4‧19혁명, 315m에는 3‧15의거와 관련된 시설을 갖추면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칭 ‘빛의 타워’에 대표적 특화산업인 광산업의 기술력을 더하면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리더는 고독하고 힘든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여론조사만 따른다면 무슨 이유로 능력을 갖춘 시장이 필요하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관과 국회의원을 두 번씩 지내고 수많은 행정경험을 쌓은 ‘나를 믿고 따르라’는 의미다.
하지만 518타워 건립은 천문학적 예산뿐 아니라 시민들의 지지와 공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문제다. 가부장적 리더십 관철이나 ‘공약 실천’을 위해 밀어붙일 사안은 더욱 아니다.
권위적 리더십이나 고집은 혁신과 한참 거리가 멀다. 여론조사를 묵살한다면 소통이 아닌 일방통행에 불과하다.
시민단체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관사를 부활시켜 입주한 것은 이 시장이 공직생활 동안 목숨처럼 지켜온 청렴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많고 적고를 떠나 관사는 시민혈세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518타워를 둘러싼 논란은 민선 7기의 키워드인 ‘혁신‧소통‧청렴’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 시장이 과거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갈고 닦은 광주의 청사진도 통째로 함몰시키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 ‘여전히 외롭고 추운 도시’를 정의롭고 풍요롭게 만들겠다고 적었다.
외로움과 추위를 함께 느끼고 감동과 기쁨까지 나누려면 시민들을 향해 ‘모성애적 리더십’을 먼저 발휘해야 한다는 현실을 이 시장은 곱씹어봐야 한다.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만이 ‘성공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지름길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