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으로 간다”… 동굴에 갇힌 소년들 구하겠다는 일론 머스크

입력 2018-07-08 06:30
뉴시스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에 유소년 축구팀이 갇힌 지 15일째. 구조는 거듭 난항을 겪고 있다. 6일 전직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 한 명이 구조작업 도중 산소 부족으로 사망했고, 7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8일에는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소년들이 다이빙을 배워 동굴을 빠져나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아직 수로를 빠져나갈 정도의 실력이 아니다. 8일 폭우가 쏟아질 경우 아이들이 머무는 곳까지 물이 차오를 수 있어 현지에선 ‘거대한 배수관’을 뚫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갑작스레 수량이 불어날 경우를 대비해 잠수사 12명이 수로를 뚫고 동굴에 잠입해 각각 한 명의 아이를 구조하는 ‘버디 다이브’ 방안도 준비 중에 있다.


한편 6일 태국 네이비실 측은 산소 농도가 15%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저산소증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농도다. 나롱삭 오사타나콘 치앙라이 주지사는 “공기가 관건이다”라며 “그러나 아이들은 (동굴 안에서) 아직 편하게 주변을 걸어 다니고 놀 정도로 건강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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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구조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다. 타이 다이버들은 ‘버디 다이브’ 미션을 주관하고 미국의 다이버들은 산소 탱크를 지원할 예정이다. 호주, 영국, 유럽,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온 잠수사들도 이들과 협조한다.

그 와중,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6일 태국 동굴에서 고립된 10대 소년들을 구조하기 위해 에어튜브를 활용하는 기술팀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스페이스X(SpaceX)와 보링컴퍼니(Boring Co) 엔지니어들이 구조 작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내일 태국으로 간다”고 적었다. 머스크 CEO가 소유하고 있는 스페이스X와 보링컴퍼니는 각각 우주탐사와 터널굴착·하이퍼루프 등 첨단기술로 유명하다.


머스크 CEO는 물속에 넣은 뒤 바람을 부풀려 공간을 확보하는 형태의 ‘에어 튜브(터널)’를 써서 소년들을 구조하자는 의견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름 약 1m 정도 되는 나일론 소재 튜브를 동굴 입구에서부터 밀어넣은 뒤 공기를 주입해 부풀리면 에어튜브 형태가 되는데 아이들이 뛰어노는 에어 바운스로 생각하면 된다”면서 “이런 에어 터널을 통해 아이들을 구출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굴 입구에서 소년들이 있는 곳 사이에는 폭이 70㎝밖에 되지 않는 좁은 구간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에어튜브는 폭이 좁으면 자동으로 그 폭에 맞춰 줄어든다”면서 “이런 방법은 한 번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람의 도보 속도는 일반적으로 4.8㎞/h인데 이런 방법이 성공할 경우 소년들이 좀 빨리 걷는다면 40분이면 동굴 속에서 걸어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와 터널 굴착업체 보어링컴퍼니의 기술을 활용해 동굴 내 물을 빼는 작업과 구조 통로를 확보하는 작업을 지원하기로 하고 기술자들을 이날 태국으로 보내기로 했다. 또한 배수작업에 필요한 펌프와 배터리 장치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다만 현장에 직접 가보지 않고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구조 지원팀이 현장에 도착하면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