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비핵화 방안 논의를 위해 세 번째로 평양을 찾았다. 북한 비핵화 의지와 실천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번 협상은 향후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근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온라인시리즈 ‘북한의 자발적 비핵화와 정치-기술적 과정’이라는 제목의 분석 자료를 발간,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를 비핵화의 전부로 제시하는 것은 협상과 실천에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며 ”신뢰와 자발적 의지를 동반한 비핵화가 중요하다“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홍 위원은 “북한의 비핵화 대상과 규모의 방대함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비핵화의 정치적·기술적 리얼리티에 충실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CVID라는 프레임을 비판적으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 위원은 “북한의 자발적 비핵화 조치는 올 연말까지 다양한 내용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북한이 운용 중인 전체 핵 프로그램에 대한 리스트가 미국과 국제기구에 제출된다면 내년엔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실행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약속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등이 자발적 비핵화 조치의 일환이다.
또 홍 위원은 북한이 ‘대등한’ 구도의 프로세스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공한 극진한 대접은 북한에 인상적인 장면으로 각인되었을 것으로 봤다. 이어 홍 위원은 북한이 비핵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할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현지지도에서 김 위원장이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인 ‘황금평경제특구’가 포함된 신의주 일대를 방문한 점은 경제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홍 위원은 “자발성을 최대화하고 신뢰와 존중의 기초 아래 최대한 실용적으로 신속한 비가역성을 확보하는 전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통일연구원은 오는 12일 서울 서초구 통일연구원 국제회의실에서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한반도 평화협정문 구상’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평화협정문 시안’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발표 및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의 사회로 박명림 연세대 교수,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