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 넘치는데…김성태 혁신비대위 출범할 수 있을까?

입력 2018-07-06 16:57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최종 후보가 다음주 주말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내주 주말은 돼야 최종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아직 개별적으로 접촉한 사람은 없다”며 “17일이 한국당 전국위원회 날이니 그 전에만 한 분으로 압축되면 된다”고 했다. 최종 후보는 전국위원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비대위원장으로 최종 확정될 수 있다. 전국위원회는 당무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전당대회 아래 최고 기구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추천된 인물은 4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비대위원장 공모인원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준비위는 3일부터 6일간 당 홈페이지를 통해 비대위원장 선정을 위한 대국민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 누구라도 공모할 수 있으며 추천도 할 수 있다. 한국당은 오는 일요일 공모를 마감하고 다음주 화요일(10일) 후보를 5~6명으로 압축한 뒤 개별 접촉에 나설 방침이다. 안 위원장은 “인터넷으로 국민 추천받는 것이 흥행해 그 수가 매우 많다”며 “준비위 추천 후보수를 조금 늘려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중 대다수가 위원장직을 고사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은 3일 국민일보에 “(비대위원장 후보군 에) 제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전 재판관과 함께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도 같은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농담 같은 소리”라며 고사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회창 전 총재, 김황식·황교안 전 총리, 박관용·김형오·정의화 전 의장 등도 거론됐지만 대부분 손사래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의 경우 불쾌감을 드러내기까지 했다. 후보군으로 거론된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당에서) 아무런 제의도 없었고 제의가 있어도 불가능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전 변호사는 “비대위원장으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에 도올 김용옥씨까지 거론되고, 심지어 진보주의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거론된다”며 “한마디로 코미디, 자신들의 정체성도 모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마평은 무성한데 당사자들은 손사래 치는 상황이 이어지며 내부에서는 당이 희화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너무 많은 후보가 언론에 노출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김진태 의원은 4일 보수의미래 포럼 3차 세미나에 참석해 도올 김용옥 선생 등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된 것을 언급하며 “희화화하는 것을 넘어 자해, 모욕하는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군으로 거론된 이들 중에서는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달 2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가에서 녹을 먹고, 미래에 대해 걱정도 하는 사람이 단순히 한국당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당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같이 고민하자'면 고민해야 할 판”이라며 “딱 잘라 덮어버릴 수 있겠느냐”고 언급, 제안이 올 경우 수락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비쳤다.

그러나 김 교수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친노 인사라는 점에서 비대위원장으로 확정될 경우 당내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차명진 전 의원은 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교수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