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 전쟁 개시… 피해볼 나라, 한국은 6위

입력 2018-07-06 14:55
미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했다. 미·중 양국의 통상 전쟁이 개시되면서 한국도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해외 기관들은 글로벌벨류체인(GVC)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등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은 6일(현지시간) 예정대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부과를 개시했다.
중국도 도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품목 340억 달러 상당에 대한 관세를 먼저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도 통상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서울 한국기술센터 회의실에서 백운규 장관 주재로 17개 업종별 단체장 및 산업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美·中 무역분쟁 관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한국기술센터에서 ‘미중 무역분쟁 관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무역법 301조 조치 등 미국의 무역제재와 중국의 보복조치가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백운규 장관은 “최근 우리의 제1, 제2 수출대상국인 중국과 미국간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어 이에 관련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과 우리 수출업계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서울 한국기술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美·中 무역분쟁 관련 실물경제 점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다만 산업부는 두 나라의 통상전쟁이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양국이 각각 340억 달러 규모의 수입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1억9000만 달러, 대미 수출은 5000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봤다.
업종별 단체들도 이번 미·중 상호조치가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통상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신시장 개척,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을 통한 틈새시장 진출 등 대응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의 낙관적 해석과 달리 해외에선 부정적 분석을 내놨다.
미·중 당사국보다도 GVC로 수혜를 본 한국 등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것이다.
로이터는 런던 소재 경제분석기관인 픽셋에셋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모형에 따라 양국간 충돌은 세계 경제에 큰 후유증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픽셋은 미국의 10% 관세 부과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기업소득의 2.5%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GVC를 통해 긴밀하게 통합된 국가들이 통상 전쟁의 영향에 가장 크게 노출됐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한국과 대만, 헝가리, 체코, 싱가포르 등이 이에 해당했다.
로이터는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10개국 중 한국을 6위로 꼽았다.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선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무역전쟁의 가장 직접적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위는 유럽의 룩셈부르크였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