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심야 체육실무회담을 열어 북측 선수들의 대회 참가와 아시안게임 단일팀의 합동훈련을 결정했다.
우리 측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북측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은 자정을 앞둔 5일 11시45분 평양 고려호텔 ‘면담실-4’에는 얼굴을 맞대고 회담을 시작했다. 북측이 남북 통일농구 경기를 계기로 방북한 우리 측 체육 관련 인사들에게 회담을 제의해 마련된 자리였다. 남북 통일농구 경기를 마무리한 후 최휘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국가체육지도위원장) 주재 환송 만찬까지 종료된 이후였다.
남북은 이례적인 심야 회동에서 이달 코리아오픈탁구대회 및 다음 달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북측 선수 참가 여부와 아시안게임 공동입장 등의 의제를 놓고 오전 1시8분까지 의견을 교환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5일 오전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고려호텔에서 면담했다. 당시 북측이 먼저 제안해 체육 관련 실무협의를 개최하기로 결정됐다”며 “통일 농구경기와 만찬 행사가 다 끝난 게 오후 10시50분이라 늦게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 제안에 저희가 호응한 것이고, 북측이 오후 일정을 마무리한 후 만나자고 제안했다”며 “6일 오전엔 이미 예정된 참관 일정이 있어 밤 늦은 시간에 협의가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측은 남북 통일농구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에 우리 측 인사들을 불러내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급하게 열린 회담이었지만 남북은 북측 선수들의 각종 대회 참가와 아시안게임 단일팀 합동훈련 등에 합의했다.
노 차관은 이날 평양에서 우리 측 공동취재단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했다.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코리아탁구오픈대회에 북측 선수단 참가가 확정됐다. 선수단 규모는 25명(선수 16명, 기타 9명)으로 오는 15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대회를 치른 후 23일 출국하는 일정이다.
다음 달 열리는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의 북측 선수 참가도 합의됐다. 2018 팔렘방-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단일팀 문제는 대한체육회와 북측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협의할 계획이다. 단일팀 구성을 합의한 조정과 카누는 북측 선수들이 우리 측으로 와 합동훈련을 할 예정이다.
또 우리 측 주최 통일농구 경기는 올 가을에 개최한다. 예술단 공연과 함께 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여자농구의 경우 엔트리 문제를 남북 협회 간에 충분히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 측 선수들과 충분한 대화 후 반드시 동의를 얻은 뒤 결정하기로 했다.
평양=공동취재단,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