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에 갇힌 소년들의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구조에 참여중이던 태국 해군 특수부대 출신 자원봉사자가 사망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해군 특수부대의 아르파콘 유콩테 사령관은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원봉사자 구조대원이 오전 2시쯤 동굴 내에 산소탱크를 설치하는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산소부족으로 의식불명에 빠졌고, 병원에 이송했지만 사망했다”고 밝혔다. 숨진 구조대원은 38세의 사마른 푸난으로 확인됐다.
유콩테 사령관은 “푸난은 자발적으로 구조작업에 동참했다. 1명의 귀중한 동료를 잃었지만 우리는 임무를 계속해 나가겠다”면서 “해군 특수부대는 언제든 위험을 무릅쓰도록 훈련받는다. 이것이 우리 임무”라고 말했다.
한편 실종 열흘 만인 지난 2일 밤 동굴에서 발견된 치앙라이주 유소년 축구팀 13명은 탈출 경로가 험난해 구조가 지연되고 있다. 태국 당국이 이들을 안전하게 구조하기 위해 계속해온 동굴 내 물빼기 작업은 물론 5㎞에 달하는 험한 동굴 통로를 헤엄치거나 잠수해 빠져나와야 하는 아이들의 체력 회복 속도도 더딘 상태다.
방콕 포스트는 이날 당국의 계속된 배수 작업으로 동굴 입구부터 2㎞ 구간의 수위가 무릎 높이까지 내려가면서 구조대원들이 잠수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유소년 축구팀이 머무는 동굴 안쪽 깊은 곳의 수심은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아이들이 이곳을 빠져나오려면 최장 400m, 수심 5m에 이르는 구간을 수영과 잠수를 반복해야 한다.
문제는 이제 막 우기가 시작된 상황이라 당국이 배수 작업을 계속하더라도 동굴 안쪽의 물을 안전 수위까지 빼기 어렵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5일간 멈췄던 비가 주말에 다시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서 당국은 다시 동굴 내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들의 체력 역시 빨리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의료진의 진단도 나왔다.
한편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우주 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태국 당국과 구조 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머스크는 “우주탐사 기술을 이용해 생존자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테슬라의 기술을 활용해 동굴 내 물을 효과적으로 빼내는 작업을 지원하거나 강력한 배터리 장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머스크가 운영하는 터널 굴착회사인 보어링컴퍼니가 구조 통로 확보를 위한 암반 굴착 지원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해 허리케인 마리아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통신 시스템 복구 지원을 위해 초대형 풍선을 띄운 적도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