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가 여러분, 당신은 비전이 있나요?

입력 2018-07-06 11:16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제공

적잖은 창업 준비생들이 구체적인 아이디어 없이 그냥 ‘내 회사를 운영하고 싶어서’ 창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에 취업하려던 청년이 생각을 접은 가장 큰 이유도 ‘비전의 부재’였다.

6일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실시한 ‘미래 앞에 선 청년들’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3명 이상(31.7%)은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은 전국 20·30대 취업준비생 및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이 창업하려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건 ‘직접 운영해 보고 싶어서’(60.3%)였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서’(30.2%)라는 응답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예전엔 청년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창업에 도전했다면, 이젠 조직생활이나 취업준비에 지친 청년들이 창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런 이유로 창업에 뛰어들다보니 비전 없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처음 겪는 다양한 업무를 창업자 혼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여력도 부족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타트업 취업을 고려하던 청년들도 지원을 꺼리고 있다. 청년들이 스타트업을 희망하는 이유는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어서’(28.2%) ‘원하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하고 싶어서’(23.2%)인데 그런 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일해보고 싶은 기업 형태로 스타트업을 꼽은 응답자는 24.6%였지만 실제 준비했다는 응답자는 14.2%에 불과했다. 이들이 스타트업 취업시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점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도 ‘지속적인 회사 비전 공유’(21.1%)로 ‘높은 임금 보장’(17.7%)보다 3.4% 포인트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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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지원자가 줄고 지원자가 없으니 비전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는 청년은 함께 성장하기를 원하는데 정작 창업을 하려는 청년은 아이디어가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자기 일 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승용 이큐포올 대표는 “창업자가 분명한 청사진이 없으면 직원은 회사를 떠나버린다”며 “창업자는 스스로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또 이를 동료들과 공유하고 있는지 반문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