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넥센 히어로즈)가 한국프로야구(KBO)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넥센 선발투수 최원태는 6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10승(6패)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최원태는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과 함께 리그 다승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토종 투수로는 9승씩을 챙긴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용찬(두산) 임찬규(LG 트윈스)를 제치고 가장 많은 승수를 챙겼다.
최원태는 11승 7패를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넥센 투수 중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최원태는 탈삼진 11개를 곁들여 ‘홈런군단’ SK의 강타선을 잠재웠는데, 이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2015년 신인 1차 지명으로 넥센에 입단한 최원태는 2016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데뷔 시즌 성적은 2승 3패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자리를 꿰차며 두 자릿수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막판 부상으로 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넥센의 주축 투수라고 말하기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었다.
최원태는 시속 140㎞ 중후반대의 묵직한 공이 강점이었으나 들쭉날쭉한 제구는 하나의 골칫거리였다. 10승째를 올린 SK전에서 최원태는 총 104개의 공을 뿌렸다. 스트라이크는 73개, 볼은 31개였다. 볼넷이 단 한 개였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제구 문제 역시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전보다 구종도 다양해졌다. 최원태는 지난해부터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했다. 올해는 슬라이더와 커브 구사 비율을 높이며 상대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유도하고 있다. SK를 상대로 최원태는 투심 39개, 체인지업 31개, 슬라이더 18개, 커브 16개 등 고른 구종 분포를 보여줬다.
이날 최원태의 활약을 지켜본 장정석 넥센 감독은 “최원태가 젊은 에이스의 능력을 검증 받았다. 상대 타선을 고려하면 대단한 피칭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