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6일 오후 평양 도착, 김정은은 약속 지킬까

입력 2018-07-06 10:36 수정 2018-07-06 10:54
세 번째 방북길에 오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경유지인 일본 도쿄도의 주일미군 요코타(橫田) 공군기지에 전용기 편으로 도착,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이날 오후 평양에 도착할 예정인 폼페이오 장관은 1박2일간의 일정으로 비핵화를 위한 방안 등을 북한과 협의할 전망이다. 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6일 오후 평양에 도착, 1박2일간 세 번째 방북 일정을 시작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로, 평양에서 숙박하는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혹은 이용호 외무상 등 북한 고위급 인사와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 약속된 미군 유해송환 문제 진전과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 이행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의지나 진정성을 의심하는 미국 내 여론이 커졌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으로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 여론을 달래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의 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사정을 알고 있는 북한이 약속한 유해송환이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는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면서 단계적인 대북제재 해제를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강하다. 경제개발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협상 파트너인 트럼프 행정부의 어려움을 수수방관할 처지는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의했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파괴와 유해송환은 북한이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내 여론이 좋지 못한데 이를 무마할 수 있는 상당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양측이 모두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도 미국에 약속한 것들을 지켜줘야 본인도 체제안전보장 등에서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지난 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멀리서 온 폼페이오를 그냥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핵 문제에서 진전이 있을 것이고 유해 송환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양측 모두 비핵화 협상을 향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때 가시적인 조치가 있어야 함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점차 커지고 있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5일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 지속 가동 중이라는 군 당국의 보고를 공개했다. 최근 미국 CNN은 미 국방정보국(DIA)이 ‘김 위원장이 현재까지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의도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