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계파 정치’가 다시금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다음달 25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모인 ‘부엉이 모임’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계파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은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싸움이 노골적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계파 정치는 한국 정치사에서 오랫동안 지속돼온 단골 소재다. 정치권에서는 1971년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를 오늘날 여야 계파의 효시로 본다.
이후 새천년민주당에서는 비노(비노무현)과 동교동계, 친노(친노무현)와 개혁파 세력의 충돌이 이어졌다. 이후 친노 세력이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와 친안, 호남 중진들이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잔류 세력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한다.
한나라당은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가 18대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공천과 당권 경쟁을 두고 끊임없는 세력 싸움을 벌였다.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났던 계파갈등은 친이계와 친박계가 회기를 걸러 주고받은 국회의원 ‘공천 학살’이다. 친이계는 정권을 잡은 이듬해 18대 총선에서 친박계 의원들을 무더기로 공천 탈락시켰고, 19대 총선에선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며 친이계를 역시 총선 공천에서 무더기로 탈락시켰다.
여야는 최근 모두 ‘계파 지우기’에 골몰중이다. 당내 계파갈등 노출을 꺼리거나 아예 계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민주당 ‘부엉이 모임’은 논란이 일자 일제히 5일 해체를 선언하고 모임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도 “수평적 당·청 관계가 되지 못하고 당내 갈등으로 이어지면 우리처럼 위험해지고 망해갈 수 있다”며 과거 경험을 빌어 경고한 바 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