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끝내 관세전쟁 돌입, 트럼프 “5000억 달러 더 있다”

입력 2018-07-06 10:30 수정 2018-07-06 10:44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는 모습. AP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끝내 관세전쟁에 돌입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예고한대로 6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몬태나 주 연설을 위해 이동중이던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먼저 340억 달러 규모에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선 2주 이내에 관세가 매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역시 이날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중국 상품에 대한 34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가 6일 0시 1분부터 적용된다”며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앞서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약 56조원) 가운데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2주 이내 관세 부과가 확정됐다. 500억 달러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 상품수지 적자 3750억 달러 가운데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에 대해 “유보하고 있는 2000억 달러 규모 그리고 또 3000억 달러 규모가 더 있다”면서 “500억 달러 더하기 2000억 달러에 3000억 달러를 다시 더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할 경우 이미 발표한 500억 달러 외에 추가로 5000억 달러 규모에 관세를 매기겠다는 뜻으로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관세 강행 방침에 중국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규모의 보복에 나서는 것이 확실시된다. 민심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맞불 작전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정면 대응할 경우 앞으로 미국의 더 큰 보복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난감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일단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를 발표한 뒤 미국과 제4차 무역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3차례 무역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전면전을 위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취소 가능성을 시사하며 유럽연합(EU)에 화해의 손짓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레넬 주독 미국 대사가 다임러·폭스바겐·BMW 등 유럽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 적용을 보류하는 조건으로 EU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무효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EU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미국이 EU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입장을 바꿀 경우 EU가 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