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99개 금융기관 “가계·기업 모두 신용위험지수 악화”

입력 2018-07-05 16:58
지난 3월 14일 서울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모습. 뉴시스

국내 금융회사들이 가계·중소기업·대기업이 신용위험지수가 일제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 상승, 무역전쟁, 부동산 경기 등을 요인으로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의 신용위험 지수는 33으로 전망됐다. 지난 2003년 카드사태(32) 이후 최고치이다. 또한 지난 2분기(27) 보다는 6포인트, 전년 동기(23) 대비 10포인트 올랐다. 2003년 카드사태는 카드사들이 IMF 이후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해 카드연체비율 및 금액이 치솟아 적자에 시달렸던 사건이다.

‘신용위험지수’는 금융기관 대출업무 총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기존동향·향후전망에 대해 5개 응답항목으로 조사한 후 가중 평균하여 산출한 지수다. 지수는 -100부터 100사이에 분포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신용도가 ‘감소’한다고 답한 기관이 많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증가한데다가 신규 주택 준공물량이 늘어나며 일부 지역이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계의 신용 위험이 높아진 것”이라 설명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신용위험지수가 높아졌다. 대기업의 3분기 신용위험지수는 2분기 대비 4포인트 오른 7로, 중소기업 또한 지난 1분기 대비 7포인트 오른 30으로 전망됐다.
가계·중소기업·대기업 신용위험지수 추이. 한국은행 보도자료

한국은행은 “대기업의 경우 대외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여 수출이 둔화 될 가능성이 커졌고 중소기업은 대기업 협력업체의 실적 부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상환 부담 증가,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의 가능성으로 인해 신용지수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는 한국은행이 총 199개 금융기관(국내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6개, 신용카드회사 8개, 생명보험회사 10개 및 상호금융조합 150개)을 대상으로 5월 25일부터 6월 8까지 진행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