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표적 특급호텔이라는 평양 고려호텔 미용실은 어떤 관리 제품을 사용할까. 남북 통일농구대회 취재차 평양을 방문한 남측 기자단이 5일 호텔 지하 1층에 있는 미용실을 찾았다. 일본산은 물론이고 영국 유명 브랜드인 ‘비달사순’ 제품까지 비치돼 있었다고 한다. 북한 자체 제품도 사용하고 있었다.
이곳의 미용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샴푸를 뜻하는 ‘빨기’, 모발 영양 관리, 드라이를 가리키는 ‘건발’이다. 영양 관리의 경우 15달러(약 1만6779원), 40달러(약 4만4744원), 50달러(약 5만5930원) 순으로 가격이 정해진다. 봉사원은 이날 머리 빨기를 받고 싶다는 남측 기자에게 영양 관리를 추천했다. 모발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봉사원은 관리에 돌입하자 기자의 모발 건강을 상세히 진단했다. 머리카락이 잘 빠지고, 푸석푸석하고, 힘이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봉사원은 “머리카락 영양 상태는 콩팥과 관련이 있다”면서 “콩팥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는 세심한 조언을 건넸다. 검은깨가 함유된 음식이 모발 건강에 좋다고도 했다.
그는 미용 기술을 어디서 익혔냐는 질문에 “평양에서 배웠다”고 답했다. 관리가 끝난 뒤 샴푸를 하며 “영양을 했을 땐 뜨거운 물보다 차가운 물로 감는 게 두피에 좋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모발 건강에 좋다는 헤어 제품도 여러 차례 뿌려 줬다.
이날 기자단은 뜻밖의 서비스를 받았다. 건발 값을 받지 않은 거였다. 봉사원은 돈을 건네는 기자단에게 “영양을 하셨으니 건발은 그냥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건발 방식은 웨이브를 강조하는 한국의 헤어스타일과 비슷했다고 한다.
통일농구대회는 4일 남북 혼합팀 경기를 시작으로 류경정주영 체육관에서 열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기를 관람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회 이틀째 오전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우리 측 대표단을 찾아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환담했다.
김 부위원장은 “위원장께서 지방 현지지도 길에 있어 오늘 경기도 모시지 못할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의 불참 사실을 알렸다. 남녀 선수단을 포함한 우리 측 대표단 101명은 6일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