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0대 노모, 요양시설 보내려는 70대 아들 권총으로 살해

입력 2018-07-05 15:10
사진=데일리메일

미국 애리조나주에 사는 90대 노모가 자신을 요양시설에 보내려고 한 70대 아들을 총으로 쏴 죽였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애나 메이 블레싱(92)이 마리코파 카운티 파운틴 힐스 아파트에 같이 살던 아들 토마스(72)를 지난 2일 오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나왔다고 4일(현지시간) 전했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휠체어를 탄 채였다.

노모는 아들이 자신을 요양시설에 보내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범행을 저질렀다. 블레싱과 아들 토마스는 평소에도 함께 생활하는 문제로 자주 다퉜다. 아들은 노모에게 수차례 “함께 살기 힘들어졌다. 떠나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블레싱은 사건 당일 실내복 주머니에 총기 2정을 숨기고 아들의 방으로 갔다. 방에 도착한 그녀는 총기 1정을 꺼내 아들을 향해 발사했다. 아들은 목과 턱에 한 발씩 총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녀는 함께 거주하던 아들의 여자친구 A씨(57)에게도 총을 겨눴다. A씨는 몸싸움 끝에 그녀의 총을 빼앗았다. 블레싱은 옷에 있던 나머지 총기로 A씨를 위협했지만, 몸싸움 끝에 총을 재차 빼앗으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사진=데일리메일

블레싱은 침실 안락의자에 편안히 앉아 있다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체포될 당시 그녀는 죽은 아들을 향해 “네가 내 삶을 끝냈다. 그래서 나도 네 삶을 빼앗았다(You ended my life, so I'm taking yours)”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그녀는 “아들을 죽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이었다”며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없어 못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돼야할지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 “내 행동으로 인해 ‘안락사(put to sleep)’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전에도 이들 모자와 관련된 또 다른 가정폭력 사건에 출동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현재 1급 살인 혐의를 비롯해 흉기를 이용한 폭행·납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