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비 마련하려고…” 고의 교통사고로 ‘억대 보험금’ 타낸 동창생들

입력 2018-07-05 14:19
서울 성동경찰서는 유흥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청긴 중학교 동창생 A(28)씨 등 27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 = 서울 성동경찰서 제공)

수십 차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억대 보험금을 타낸 중학교 동창생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챙긴 돈 대부분을 생활비나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경기 시흥시 일대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긴 A(28)씨 등 27명을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A씨 등은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29차례에 걸쳐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약 1억3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A씨가 차량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쉽게 돈을 벌수 있는 방법이 있다”라면서 다른 동창생들을 꼬드겨 사고를 일으켰다. 경찰은 A씨 등은 가족 명의 또는 업체에서 빌린 차량을 이용해 골목길에서 대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하는 차량에 일부러 충돌하는 수법 등으로 사고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자신은 대로에서 주행 중이어서 우회전 진입하는 상대방 차량의 과실이 더 크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사고 이후에는 곧바로 입원한 뒤 치료비 명목의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차량 수리에 필요한 금액을 상대 측 보험사에 요구해 받아냈다. A씨 일당은 이런 식으로 각자 운전자와 동승자 등 역할을 번갈아가며 고의 사고를 발생시키고 보험사를 상대로 치료비, 합의금, 미수선 수리비 등을 청구했다.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면 회사에 민원을 넣어 독촉도 했다. 이들이 한 번 사고를 내고 받아낸 금액은 적게는 80만원에서 많게는 1100만원에 이르렀다. 경찰은 A씨 등을 수상하게 여긴 보험사 측의 의뢰로 수사를 시작, 사건을 조사하면서 고의성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빈발하는 다른 교통사고 가운데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지속하겠다”라고 전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