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없이 빵만 3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에 제공된 식사

입력 2018-07-05 11:06
YTN 캡처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대란’ 닷새째인 5일 더는 ‘노밀(No Meal)’ 운항은 없을 것으로 예고했지만, 상황 수습에 급급해 부실한 식사가 제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내식이 나온 항공편을 탑승했던 일부 승객의 인증 사진에 따르면 빵, ‘부리토’ 등 간편식 위주였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면 아시아나 항공은 대부분 조리가 간편한 음식으로 기내식을 준비했다. 밥은 전혀 없이 세 종류의 빵만 제공된 경우도 있었고, 곡물바와 즉석조리식품용으로 나온 부리토를 주기도 했다. 부리토는 얇고 넓적한 모양의 ‘토르티야’에 콩이나 고기 등을 넣어 만든 멕시코 음식이다. 원래는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노선에 스낵으로 제공됐었다.

불고기 백반이 나오기도 했지만 채소 없이 볶은 고기와 밥이 전부였다. 사과는 누렇게 갈변돼 있었다. 일부 항공편은 이마저도 없이 노밀 상태로 출발했다.

이하 KBS 캡처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직원들에게 ‘노밀 제로(No Meal Zero)’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전편 기내식 탑재 예정”이라는 것과 기내식 미제공에 대한 사전 안내 문자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박삼구 회장은 4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부터 노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름철이기 때문에 식중독에 대해서도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직원·타 항공사 직원·일반 시민 등 약 1000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는 사측이 제대로 된 식사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임시방편으로 수습만 하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주말까지 정상화를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을 받지 못한 승객에게 30~50달러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다. 식사쿠폰은 아니고, 주로 기내 면세품 쇼핑에 사용되는 바우처이다. 유효기간은 1년이다. 이 때문에 바우처를 기내에서 바로 사용하려는 승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 채팅방에 있는 한 직원은 “바우처와 식사가 동시에 제공되면 안전에 큰 지장이 생기고 승무원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