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간호사가 신생아 8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가디언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병원은 신생아 사망이 급격히 늘자 자체 조사에 들어갔지만 피의자를 밝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경찰은 체셔 주 체스터백작병원에서 신생아 8명을 살해하고 6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한 혐의로 이 병원 간호사 루시 렛비(28)를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당초 경찰은 피의자의 나이와 체포 장소는 물론 직업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이 병원 인근에 있는 렛비의 집을 통제한 뒤 수색하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신원이 드러났다. 경찰은 허포드셔 주에 있는 렛비 부모의 집도 수색했다.
경찰은 체스터백작병원의 2015년 신생아 사망률이 영국 내 비슷한 규모 병원들의 평균치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 병원에서는 2015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신생아 17명이 사망하고 15명이 혼수상태에 빠졌다.
신생아 사망이 급격히 늘자 병원도 2016년 자체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사망한 신생아 시신을 부검하고도 독이나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적 조사는 하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독성학 테스트는 일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사인을 규명할 수 없을 때 자주 사용된다”면서 “병원은 이런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병원은 2016년 말 렛비를 행정부서로 옮기기도 했다. 영국국민건강서비스(NHS)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병원은 그녀를 다른 간호 부서가 아니라 행정부서로 옮겼다”면서 “그녀를 의심했으면서 직무는 중단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사를 책임진 폴 휴즈 경위는 “모든 가족에게 매우 어려운 시간이지만 용감한 가족들이 그들의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내려한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기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