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폐지로 가닥을 잡았던 여성 최고위원 할당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제세 의원은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성 최고위원 할당에 대해 당 지도부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할당을 완전히 없애는 게 추후 지도부 역할에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장일단이 있어 논의를 더 해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5명의 최고위원에 여성을 반드시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외키로 했다. 앞서 전준위는 최고위원에 출마한 여성 의원이 5위 안에 들지 못하면 그 자리에 여성 의원을 넣기로 의결했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성 후보가 5위 안에 들지 못해도 여성 최고위원을 최고 득표자를 당선시키기로 한 결정은 최고위 의결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여성 최고위원 할당이 자칫 여성 후보의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최고위원 할당을 놓고 당내 의원들 간에도 입장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위원장은 “여성의원이 낮은 득표에도 최고위원이 될 경우 오히려 여성 후보를 뽑지 않게 돼 경쟁력 약화를 가져온다는 의견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재선의원은 여성 최고위원 할당 폐지를 놓고 “여성 최고위원 선출을 마이너리그로 보던 관점이 사라지고 남성 의원들도 젠더 이슈에 대해 더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당무위원회가 열리기 전인 다음 주 내로 여성 최고위원 할당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