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분향소에 휘날린 태극기…보수단체 항의, 날이 밝도록 이어져

입력 2018-07-04 14:10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와 노조가 경찰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5년여 만에 다시 차려진 쌍용자동차 해고사태 관련 사망자 분향소에서 3일 보수단체가 소란을 일으켰다.

해당 분향소는 30번째 해고 사망자인 김 모씨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씨는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이후 복직되지 못한 120명 중 한 명으로 지난달 27일 경기 평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측은 “해고자 복직이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계속 싸워나가겠다”며 서울 중구 대한문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하지만 주말마다 이곳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벌여온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이하 국본)가 반발하고 나섰다. 국본이 해당 장소 근처에 천안함 용사 분향소를 먼저 설치했다는 이유다. 이들은 3일 정오쯤 분향소가 설치될 적부터 인근에서 항의 방송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국본측이 천막에 달려들거나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행동 수위가 높아지자 경찰 200여명이 사태를 진정시키려 투입됐지만, 낮부터 시작된 잡음은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국본이) 밤새 귀가 찢어지게 군가 틀어대고, 시체팔이라 욕했다”고 전했다.

이에 노조 측은 4일 오전 2시쯤 경찰청을 방문해 최소한의 인권침해 방지와 인도적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4일 6시 40분쯤 분향소 정상 조문이 가능해졌지만, 일부 국본 회원이 현장에 남아 있는 상태다. 한 달 정도 운영될 예정인 분향소에서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손민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