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 모임’ 따가운 시선에… 박범계 “패권 추구 안한다”

입력 2018-07-04 13:13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할 예정인 박범계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동료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4일 당내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의 비공개 모임인 ‘부엉이 모임’과 관련해 “부엉이 모임은 패권이라든지,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 사적인 이해와도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부엉이 모임이 전당대회와 관련해 처음으로 보도됐다. 유감이다”며 “이 즈음 전당대회에 대해 부엉이 모임이 어떻게 위치해야 하는지, 어떤 위상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국민이 부엉이 모임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본다면 적어도 전당대회 전까진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친문 후보로 단일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후보 단일화는 단일화 대상이 되는 분들께 어쩌면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 외의 분들에겐 소외를 낳는다. 절대적으로 완주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채널A는 1일 “민주당 내 친문 핵심 의원들끼리 새 당대표를 뽑을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부엉이 모임’을 결성했다”면서 “부엉이 모임은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달(Moon)인 문재인 대통령을 지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부엉이 모임 회원들은 비밀대화가 가능한 텔레그램을 통해 소통하고 있으며, 전당대회 전까지 매주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엉이 모임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자 야권도 공세에 나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집권당은 대통령 권력에 치중하고 대통령 권력만을 위한 당체제가 되기를 원하냐”며 “수평적 당·청 관계가 되지 못하고 당내 갈등으로 이어지면 우리처럼 위험해지고 망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도 거들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친문 부엉이 모임이란 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결집이라고 하고 참가자가 수십명에 이른다고 한다”며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집권당 핵심 의원들이 이런 모임에만 관심이 있는 것에 매우 안타깝고 무책임한 게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정의당도 이례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들의 활동 목적은 문재인 대통령을 밤에도 지키는 부엉이가 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대통령의 친위조직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직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코앞이고 지방선거 압승과 함께 지지율이 고공행진 하는 중에 당 내외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계파 모임이 결성된 것으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