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을 4시간 앞두고 괴한들로부터 아버지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납치범은 아버지를 풀어주는 대가로 1000만 나이라(약 3122만원)을 요구했다.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경기에 출전해야만 했다.”
나이지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수비 핵심 존오비 미켈(톈진테다·32)은 3일(한국시간) 아프리카 ‘kwese ESPN’과 인터뷰에서 “내겐 조국을 대표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팀에 부담을 주기 싫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미켈은 “납치범은 외부에 사실을 알리면 아버지를 곧바로 사살하겠다고 협박했다. 나는 혼란스러웠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1억 8000만명 국민을 실망하게 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매체에 따르면 미켈의 아버지는 지난달 26일 고향인 나이지리아에서 장례식 참석을 위해 고속도로로 이동하다 운전사와 함께 납치됐다.
나이지리아 경찰은 “2일 납치범들과 총격전 끝에 미켈의 아버지와 운전사가 구출됐다”며 “아버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버지는 납치범들로부터 고문을 당해 여러 군데 봉합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수사관들이 사건을 인지하고 검거하기에 앞서 납치범들이 먼저 미켈에게 협박전화를 했다”며 “구출 과정에서 경찰과 납치범 사이에 총격이 오갔고 납치범들은 인질을 포기하고 도망쳤다”고 덧붙였다.
미켈의 아버지가 납치를 당한 것은 2011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미켈의 아버지는 납치된 지 열흘 만에 풀려났었다.
한편 미켈은 지난달 26일 아버지 납치 소식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분투했지만 결국 1대 2로 패하면서 팀의 조별리그 탈락을 막진 못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