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유포된 ‘동인천역 노숙자 성폭행’이라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3일 경찰 조사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지난달 3일 인천시 중구 동인천역 지하상가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50대 남녀 노숙자가 공연음란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인천경찰은 이날 인터넷을 통해 ‘노숙인들이 만취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있다’는 괴담이 빠르게 확산되자 SNS 통해 사건의 진실을 전했다.
경찰은 “인터넷상에 공유되고 있는 ‘현시간 동인천역 상황, 인천 지하철 강간’등의 게시물 관련 6월 3일에 있었던 일로 공연음란죄로 검거해 검찰로 송치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 달이 지난 어제(2일) ‘실시간 동인천 상가’라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이미 112신고가 들어와 경찰 출동하여 확인한 바 사진 상의 장소에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오전 0시10분께 동인천역 지하상가 내에서 옷을 벗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A(58)씨와 B(51·여)씨 등 노숙자 2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만취한 상태에서 합의 하에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게시물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현 시간 동인천역 상황’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성폭행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 게시물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있었던 사건’으로 둔갑해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있었던 사건이라고 합니다. 노숙자 2명이 싸워서 한 명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누워있고. 한 명은 여성과…. 여성이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나 봅니다”라는 글과 함께 성관계를 하는 남녀 앞쪽에 한 남성이 피를 흘린 채 누워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빠르게 확산됐고 사진 속 인물들이 노숙인이 아닌 조선족이라는 루머도 빠르게 유포됐다. 현장 사진 속 피를 흘리며 누워 있던 남성은 다른 노숙자로 이번 사건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동한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사건 경위 확인과 병원 이송을 거부하고 자리를 떠났다.
경찰은 허위사실과 동의를 구하지 않은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한 용의자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쫓고 있다. 페북 게시물을 통해 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달라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