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진 노벨문학상…인권 중시하는 ‘대안문학상’ 나온다

입력 2018-07-03 11:33
'2018 새로운 문학상' (사진=뉴아카데미 홈페이지 캡쳐)

미투 폭로로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가 내년으로 연기된 가운데 스웨덴에서 이를 대신할 문학상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앞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10월로 예정된 올해의 문학상 수상자 선정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한림원에 재정 지원을 받았던 사진작가 장 클로드 아르노가 1996년부터 2017년까지 18명을 성추행·성폭행했다는 미투 폭로가 나왔기 때문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스웨덴의 작가·배우·언론인·문화계 인물 100여명이 오는 가을 노벨문학상을 대체하고 문학상을 수여하기 위한 ‘뉴 아카데미(New Academy)’를 구성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문학과 문화는 민주주의와 투명성, 공감, 존중을 촉진하고 특권과 오만함, 성 차별주의를 몰아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 모였다”고 발표했다.

이어 “인권이 주목받는 시기에 문학은 침묵과 억압의 문화를 멈추게 하는 중요한 방식”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올해 세계 최고의 문학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뉴 아카데미는 스웨덴 전역의 도서관 사서 추천을 받아 후보자를 지명할 예정이다. 자격 조건은 최소 2권 이상의 책을 내고 10년 안에 신간을 출간한 사람이다. 수상자는 공개 투표와 함께 배심원단의 심사를 거쳐 10월 발표된다.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에 문학상을 수여하겠다는 한림원의 방향과 달리 뉴 아카데미는 ‘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수상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을 수여하는 것으로 우리는 (기존 문화계의 권위에) 항의한다”며 “더는 문화적인 작업이 강압적인 언어, 부정, 학대가 발생하는 환경에서 수행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 아카데미는 시상식 다음 날인 12월 11일 공식 해산될 예정이다.

손민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