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이자 박정희 정권하에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故 장준하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가 2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69)씨는 “모친께서 오늘 오전 92세를 일기로 지병으로 눈을 감으셨다”고 말했다. 원래 부정맥과 협심증으로 고생했던 김 여사는 4년 전 췌장암이 발견되며 건강상태가 나빠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회복돼 최근까지 큰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했지만 지난 5월 초 증세가 급격히 악화하며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김 여사는 장준하 선생이 청년시절 소학교 교사를 할 때 스승과 제자로 만나 고난의 세월을 함께 해왔다. 1975년 8월 17일 장준하 선생이 박정희 정권하에서 의문사한 후에는 다섯 자녀의 생계를 책임지며 군사정권 하에서 감시를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장남 장씨는 “어머니께서 위중하신 상태에서도 한동안 숨을 못 거두셨었다”며 “우리 다섯 형제들이 40여년간을 한 자리에 모이지 못했던 게 안타까워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인은 장준하 선생의 유해가 안장된 경기도 파주시 장준하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4일 오전 8시에 진행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