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가 2일 제주 예멘 난민을 두고 벌어지는 세간의 논쟁에 대해 한겨레21 이재호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김어준씨는 난민을 혐오하는 여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난민과 관련된 부정적인 가짜 뉴스가 지속적으로 올라온다. 이렇게까지 부정적인 여론이 갑자기 형성된 게 이상하다. 팩트체크까지 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Q&A다.
Q: 우리나라에 몇 명의 예멘 난민이 있나?
A: 94년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온 예멘 난민은 1005명 정도다. 전 세계 예멘 난민 중 0.4% 정도다. 극히 일부가 우리나라에 온 것이다.
Q: 예멘과 우리나라 사이 접점이 없는데, 우리나라를 찾아온 이유가 뭔가?
A: 다른 나라들이 더 이상 받아 주지 않아서다.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에 그나마 무슬림 인구가 많아서 2만 명 정도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작년까지 예멘에서 말레이시아로 가면 2~3년까지도 체류를 허용했다. 그런데 너무 늘어나니까 말레이시아 정부가 올해 법을 바꿔서 3개월 이상 머물지 못하도록 했다. 그래서 다른 곳을 찾다 보니 그중에 제주도가 눈에 띄었던 것 같다.
Q: 제주 난민 중 젊은 남성이 많은데, 이들이 무슨 난민이냐는 이야기가 많다.
A: 젊은 남성이 징집 대상이기 때문이다. 전쟁에 나가지 않으면 반군으로 간주돼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위장취업을 한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이 어떻게 왔는지를 좀 볼 필요가 있다. 앞서 나간 형제들이 마련한 자금으로 우리나라에 온 경우가 많다. 돈이 있고 여유가 있어서 온 게 아니다.
Q: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범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건 어떻게 볼 것인가?
A: 한 번은 출입국처에서 취업설명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고 100여 명의 예멘인이 강당에 모인 적이 있다. 그들은 웅성웅성하다가도 한국인 공무원이 마이크를 든 순간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상징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한국 질서를 잘 지키려고 조심하는 상황이다. 제주도 경찰서의 보고에 따르면 예멘인이 들어온 지 두 달이 넘었지만 범죄가 보고된 적은 없다. 경찰과 얘기를 해보면 이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난민심사 과정에서 불이익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조화롭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Q: 청년 일자리를 뺏는다는 말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사실 이 부분도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제주에 있는 예멘 난민들이 현재 취업한 양상을 보면 거의 대부분 양식업장, 어업, 고기잡이 배, 돼지고기 식당, 횟집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나라 젊은 층의 일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Q: 이렇게까지 크게 될 갈등은 아니지 않나?
A: 대회가 있었던 광장을 가 봤는데 좀 흥미로웠던 부분이 인구 구성이었다. 대부분 20~30대 젊은 여성이 제일 많았다. 성명서나 발언 내용을 보니 크게 여성에 대한 억압,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율의 증가, 그리고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 제도가 무슬림의 제도를 따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런데 실제로 예멘에서 온 무슬림 여성에게서 “무슬림 국가에서 과거에 한때 여성을 억압했던 문화가 있었지만 무슬림 사회도 계속 변화해 왔고 여권이 신장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도상에 있다. 그리고 일부 남성이 그렇게 억압하는 것은 한국이나 다른 문화권도 마찬가지이지 않냐”라는 답변을 들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