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의 극찬, “음바페는 어린 카니자 같아”

입력 2018-07-02 10:24
사진 = 클라우디오 카니자(좌)와 디에고 마라도나(우)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가 멀티골을 기록하며 조국 아르헨티나에 비수를 꽂아 넣은 킬리안 음바페의 활약에 대해 극찬했다.

프랑스는 30일 오후 11시(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4대3으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프랑스의 신성 음바페였다.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와의 10번 대결로도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음바페는 빠른 스피드와 완벽한 골 결정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진을 붕괴시켰다.

마라도나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는 공격하기 위해 전진하면서 음바페에게 너무 많은 공간을 내주는 실책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음바페에게 “마치 어린 시절의 클라우디오 카니자를 보는 것 같았다”며 극찬을 했다.

카니자는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스피드와 번개 같은 움직임을 자랑하던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공격수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마라도나와 환상의 콤비네이션을 자랑하며 아르헨티나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걸출한 기량과는 달리 마약 복용과 모친의 투신자살 등 사적인 잡음이 끊이질 않아 소속 클럽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비운의 선수기도 하다.

마라도나는 이날 경기에서 음바페의 스피드를 보며 전성기 시절 긴 머리를 휘날리며 100m를 10초대에 주파하던 과거 자신의 파트너 카니자를 떠올렸던 것이다.

마라도나는 이날 역습상황에서 음바페에게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던 마르코스 로호에게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로호는 페널티 박스로 음바페가 들어오게 하고 그 후에 넘어뜨렸다”며 “국가대표 선수라면 해선 안 될 짓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르헨티나는 공격방법을 몰랐고 공을 소유하고 있어도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다”며 “이에 반면 프랑스는 카운터어택과 변화무쌍함, 양쪽 측면 공격 등 다양한 옵션을 갖고 있었다”고 조국의 쓰라린 패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 = 마라도나가 관중석에서 양 팔을 벌리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화 뉴시스

사진 = 관중석에서 자신의 포스터를 들고 있는 디에고 마라도나. AP뉴시스

한편 마라도나는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 경기를 모두 직관하며 각종 기행을 보여 장외 스타로서 엄청난 유명세를 타고 있다. D조 1차전 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전에서는 한국 관중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해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또 이 경기를 관람하던 도중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됐다.

뿐만 아니라 3차전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에서는 팀의 결승골에 손가락 욕설 세레머니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되기도 했다. 프랑스전에선 서른 살이나 어린 여자친구와 뜨거운 애정 행각까지 벌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