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11월8일 실검에 오른 ‘유시민 총리’ 드루킹 개입 ‘의혹’

입력 2018-07-02 08:40 수정 2018-07-02 09:28
JTBC 썰전 캡처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이 댓글조작에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위력을 검증하기 위해 ‘유시민 총리’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컷뉴스는 드루킹이 운영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회원 A씨의 말을 인용해 2016년 10월 1기 킹크랩의 성능을 인터넷 상에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유시민 작가’를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렸다고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중순부터 ‘선플운동’을 시작한 경공모 회원들은 회원 각자 나눠 일일이 손으로 댓글을 다는 작업이 한계가 드러났다. 이후 댓글조작의 화력을 높이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휴대전화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1기 킹크랩’은 ‘프로토타입 모바일 형태의 매크로’와 동일한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드루킹 일당은 1기 킹크랩의 성능을 인터넷 상에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유시민 작가’를 검색어 순위에 올렸다.

2016년 11월8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태블릿PC’로 궁지에 몰렸고 박 대통령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추천 총리를 통한 내각구성안을 수용했다. 관련 내용이 담긴 인터넷 기사에 ‘유시민 총리설’이라는 댓글을 올린 뒤 해당 댓글을 킹크랩을 이용해 순식간에 ‘베스트 댓글’로 만들었다.

A씨는 당시 네티즌들이 ‘유시민 총리’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상당한 반향을 일으켜 ‘유시민 총리’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를 계기로 경공모가 비록 기사를 쓸 수 없지만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조작해 얼마든지 여론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덧붙였다.


실제 이날 오후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는 “유시민을 책임총리로...”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앞서 유 작가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 닷새 전인 11월3일 방송된 JTBC ‘썰전-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편에서 “나는 총리하라고 하면 할 것 같다”며 “다만 모든 행정 각부의 임무를 총리에게 넘겨주겠다는 대통령의 조건이 있으면 국민과 국가를 위해 1년 4개월 희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가 네이버 ‘검색어트렌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실제 2016년 11월8일 ‘유시민 총리’가 검색어로 급상승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후 드루킹 일당은 지난해 1월 미국 IT업체 아마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 웹서비스’를 기반으로 업그레이드 한 ‘2기 킹크랩’을 만들었고 대선 전에 본격 투입해 댓글조작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1월17일과 18일 사이 2286개의 네이버 아이디를 활용해 뉴스 기사에 댓글에 대한 공감 또는 비공감을 184만여 차례 클릭한 혐의로 드루킹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달 29일 드루킹 일당이 사용했던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경찰과 검찰로 넘겨받아 1, 2기 킹크랩을 동원해 댓글조작의 전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